KBS '환경스페셜', 적조·온난화로 신음하는 바다 해부
- 이왕우 남자
- 2005년 1월 24일
- 2분 분량
KBS '환경스페셜', 적조·온난화로 신음하는 바다 해부

코미디와 드라마, 잡담 프로그램이 점령해버린 안방극장에서 KBS ‘환경스페셜’은 몇 안 되는 빛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1999년 5월 5일 ‘봄, 깨어남’으로 시작해, 국내 최초의 환경 다큐멘터리로 성장한 ‘환경스페셜’이 오는 10일로 200회를 맞는다. 레이철 카슨이 그의 책 ‘침묵의 봄’에서 “봄이 와도 꽃이 피지 않고, 새가 울지 않는 미래가 올지도 모른다”며 생태계 파괴와 환경재앙의 심각성을 경고했던 것을 상기할 때 ‘환경스페셜’이 첫 회를 ‘봄, 깨어남’으로 시작했던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이 프로는 지난 5년 6개월 동안 ‘지구, 인류, 미래의 철학을 담는 생태 환경 다큐멘터리’로 설정한 목표에 접근하려고 많은 애를 써왔다.
새만금, 시화호, 강화갯벌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 ‘갯벌 3부작’, 세계 5개국의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직접 방문, 취재한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2부작’을 비롯, ‘충격보고-모기의 습격’ ‘항생제 내성-슈퍼박테리아의 경고’ ‘최초보고 송사리’ ‘바다의 남획, 물고기가 사라진다’ 등은 시청자들의 큰 관심과 성원을 얻었으며, 2002년 그리메상(다큐부문 최우수 작품상) 등 국내외의 무수한 상을 받았다.
200회 기념으로 ‘환경스페셜’이 마련한 ‘위기의 바다 3부작’도 주목할 만하다. 지구생명의 모태이자 인류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바다. 그러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는 어떤가? 매년 되풀이 되는 적조, 바다의 씨를 말리는 싹쓸이 남획, 갯녹음 현상의 확산, 지구온난화로 나날이 신음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편 ‘플라스틱 바다’(10일)에서 제작진은 이처럼 인간의 무관심과 소홀로 병들어가고 있는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
지금 한반도 주변 바다 속은 육지쓰레기의 종말처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수십만t의 플라스틱 해구와 쓰레기들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바다의 숨통을 조이는 해양 쓰레기의 실태와 그 심각성을 고발한다.
2편 ‘해파리의 습격’(17일)에서는 최근 2~3년 사이 우리 연안을 점령한 해파리의 실태를 보고한다. 난데없는 해파리의 출현은 난류의 북상과 해양오염에 따른 바다의 이상징후 중 하나로 해석된다. 초대형 해파리, 독성 해파리의 대량 출현과 그에 따른 어민 피해를 집중 해부한다.
3편 ‘종의 침입, 밸러스트 워터’(24일)에서는 전 세계 해양생태계의 종(種)을 교란시키고 있는 ‘밸러스트 워터’의 심각성을 고발한다. 밸러스트 워터란 대형선박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선박내부에 채우는 해수. 매년 100억t 이상이 전 세계로 이동, 생태계 교란의 주범이 되고 있다. 지중해 담치가 한국 토종 홍합과 멍게를 밀어내고, 한국 계화도 조개와 피뿔고동이 미국 해안에 침입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 밸러스트 워터를 규제할 국제협약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이 협약은 오는 2009년 발효되지만, 국내엔 아직 밸러스트 워터 처리시설을 갖춘 선박이 단 한 척도 없는 실정이다.
(승인배기자 [ string.chosun.com]